위임전결규정 처음 만드는 법, 대표에게 매번 물어보지 않고 일하려면
택배 박스를 추가로 주문하거나 고객에게 2만 원을 환불해 주는 일, 거래처 미팅 날짜를 바꾸는 일까지 대표에게 확인받는 회사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이런 질문이 여러 번 들어옵니다. 직원은 혼자 결정했다가 문제가 생길까 봐 먼저 물어보고, 대표는 "이 정도는 알아서 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매번 답해 줍니다. 대표가 외근 중이라 답이 늦어지면 직원은 그동안 일을 진행하지 못합니다. 결정할 때마다 대표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회사에서 흔히 생기는 일입니다.
직원은 어디까지 직접 결정해도 되는지 모르고, 대표도 그 범위를 명확하게 알려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작은 회사의 위임전결규정은 표 한 장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에는 업무에 따라 결재 권한을 나누는 규정이 있습니다. 기관장이 하위 직급자에게 결재 권한을 맡기는 것을 위임전결이라고 하고, 결재권자가 없을 때 다른 사람이 대신 결재하는 것을 대결이라고 합니다(행정업무의 운영 및 혁신에 관한 규정 제10조). 작은 회사에 직접 적용되는 규정은 아니지만, 업무에 따라 누가 결정할 수 있는지 미리 정해둔다는 점은 참고할 만합니다.
작은 회사라면 복잡한 규정집부터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결정할 업무의 종류, 등급, 결정하는 사람, 결정 후 알려야 할 사람을 적는 네 칸짜리 표로 시작하면 됩니다. 업무는 다음과 같이 3등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등급 | 기준 | 예시 |
|---|---|---|
| 1등급: 담당자 결정 | 금액이 작고, 내부 일이며, 되돌리기 쉬움 | 소모품 구매, 내부 일정 변경 |
| 2등급: 담당자 결정 후 알림 | 금액이 중간이거나 고객에게 영향이 있으나 되돌릴 수 있음 | 정해진 범위 안의 환불·할인, 거래처 일정 조정 |
| 3등급: 대표 결정 | 금액이 크거나, 되돌리기 어렵거나, 회사 전체에 영향 | 계약 체결, 채용, 가격 정책 변경 |
등급을 정할 때는 세 가지를 살펴봅니다. 금액이 얼마나 큰지, 고객이나 거래처에 영향을 주는지, 결정한 뒤 되돌릴 수 있는지입니다. 실제 업무 요청을 모으는 데 1주, 표를 만드는 데 1시간, 사용해 보는 데 한 달 정도를 잡으면 됩니다. 대표가 지난 한 달 동안 주고받은 메신저와 메일, 내용을 정리할 문서 하나만 준비하면 됩니다.
1단계. 지난 한 달 동안 대표에게 들어온 결정 요청을 모읍니다
대표의 메신저와 메일에서 "해도 될까요?",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던 내용을 찾아봅니다. 각 요청에 관련된 금액과 사람(고객·거래처·직원), 당시 대표가 어떻게 답했는지를 함께 적습니다. 그런 다음 구매, 환불, 일정 변경, 할인, 채용, 계약처럼 비슷한 업무끼리 묶습니다.
처음부터 회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결정을 예상해 적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직원들이 물어봤던 일부터 정리해야 현재 회사에 필요한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2단계. 업무별로 누가 결정할지 1~3등급을 정합니다
금액 기준을 정할 때는 대표가 지난 한 달 동안 별다른 수정 없이 승인했던 금액을 참고하면 됩니다. 직원이 직접 결정해도 될 금액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류를 마쳤는데 3등급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면 다시 살펴봅니다. 그중에는 대표의 사전 승인 없이 직원이 결정하고 나중에 알리는 2등급으로 바꿀 수 있는 업무도 많습니다.
3단계. 결정 권한표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공유합니다
2등급 업무는 결정 후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알릴지 적습니다(예: 결정 당일 공용 목록에 남기기).
3등급 업무는 대표가 자리를 비웠을 때 대신 결정할 사람을 정합니다.
전 직원이 볼 수 있는 곳에 표를 올리고, 주간회의에서 5분 정도 설명합니다.
직원이 몇 명 없는 회사라면 아직 별도의 권한표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상 대표 한 명이 대부분의 결정을 내리는 상황이라면 "이 금액 이하는 직원이 직접 결정해도 된다"는 기준 하나부터 정해도 됩니다. 팀장이 없다면 결정하는 사람은 담당자와 대표로 구분하고, 2등급 업무의 결과도 대표에게만 알리면 됩니다.
팀장이 생기면 팀장이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업무도 정할 수 있습니다. 2등급 업무는 팀장에게 알리고, 대표는 3등급 업무만 확인하도록 나누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렇게 결정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결재를 몇 단계로 진행할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결재 단계 정하는 순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단계. 한 달 동안 대표도 정해진 권한표에 따라 일합니다
권한표를 완성했다면 한 달 동안 실제 업무에 적용해 봅니다. 표에 있는 업무는 정해진 담당자가 결정하고, 아직 표에 없는 요청이 들어오면 따로 기록합니다. 2등급 업무의 결과는 일주일에 한 번 모아서 확인해도 됩니다.
이 기간에는 대표도 정해진 권한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이 1등급이나 2등급에 해당하는 업무를 직접 결정했는데 대표가 나중에 그 결정을 뒤집으면, 직원은 다음부터 다시 허락을 구하게 됩니다. 결정 기준을 바꿔야 할 이유가 있다면 이미 처리한 일은 그대로 두고 권한표를 수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권한표를 공유했는데도 직원이 계속 대표에게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2주 동안은 "표에 있는 업무는 직접 결정하고 결과를 알려주세요"라고 안내합니다. 직원이 물어볼 때마다 대표가 대신 결정해 주면 권한표를 만들어도 이전과 달라지지 않습니다.
5단계. 한 달 뒤에 빠진 업무를 추가하고 결정 권한을 조정합니다
한 달 동안 사용하면서 새로 들어온 요청이 있다면 권한표에 추가하고 등급을 정합니다. 2등급으로 처리해도 문제가 없었던 업무 중 일부는 1등급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문제가 발생했던 결정은 한 등급 높여 다시 확인하도록 합니다.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살펴볼 날짜를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분기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합니다.
직원에게 결정 권한을 맡긴다고 해서 대표가 회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2등급 업무는 직원이 직접 결정하더라도 결과를 대표에게 알리도록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매번 허락을 구하는 시간을 줄이면서도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계속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직원에게 결정을 맡겼다가 잘못되면요?
그래서 등급을 나눕니다. 되돌리기 쉽고 금액이 작은 결정부터 맡기고, 결정 후 알림을 받게 해 두면 문제가 생겨도 일찍 알 수 있어요. 한 달 시험 뒤 등급을 조정합니다.
금액 기준은 얼마로 잡아야 하나요?
회사마다 다릅니다. 지난 한 달 대표에게 온 결정 요청의 금액을 늘어놓고, 대표가 거의 그대로 승인한 금액대까지를 첫 기준으로 잡으면 현실에 맞습니다.
결재 단계를 따로 만들어야 하나요?
권한표는 '누가 결정하는가'를 정하는 표이고, 결재 단계는 '몇 사람을 거치는가'를 정합니다. 팀장이 아직 없는 회사는 권한표만으로 되는 경우가 많고, 결재 단계는 팀장이 생겨 한 결정이 여러 사람을 거치게 될 때 따로 정합니다.